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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전망좋은 대청호반에서의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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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까마귀 작성일 2014.03.24 09.37 조회수 4368

언   제:2014.3.22(토)-23(일)

어디서:대청호 오백리길 제2,3구간의 전망 좋은곳에서

누구와:아라리오와 함께

 

겨우내 움추렸던 날개를 드디어 폈다.

지난 늦가을 청풍정에서 동행한 여비박꾼의 아찔한 추락사고 이후 보이지 않는 아무개의 압력 때문만은 아니고 나 자신 또한 회의감에 빠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툴툴 털고 이제부터 매주 금요일이든 토요일이든 틈만 나면 나 혼자라도 나설것이다.

 

22일 오후3시, 대전 동구 직동을 지나 대청호 오백리길 제2구간 부수동에 도착하니

봄날 오후의 따스한 햇살이 눈이 시리도록 반겨 준다.

무엇을 얼마나 챙겼길레 집체 만한 베낭을 짊어진 아라리오의 발걸음도 가벼운데

솔 향기가 진동하는 숲길을 따라 얕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

전망좋은 호반에 둥지를 트니 해는 어느덧 서산에 걸렸다. 

시장끼 해결을 잠시 뒤로 미루고 먼저 석양을 한 껏 즐기며 눈요기를 마치니 

 

 

 

 

 

 

 

이제는 배를 체울 차례, 푸짐한 만찬상이 차려 진다.

배부른 나그네가 취기까지 더하니 화롯불 위로 울려 퍼지는 7080 노래는

자정을 넘기며 까지 이어 지는데 

한켠에 숨어 있던 생강나무 꽃도 같이 놀자고 살그머니 고개를 내 밀고

나무에 매 달린 시그널들도 함께 춤을 춘다. 

자정을 훨씬 넘겨 잠자리에 들었다가 재잘대는 새소리에 잠을 깨니 23일(일) 새벽 6시,

코까지 골며 잠자는 아라리오 몰레 나홀로 아침 산책길에 나선다.

 

 

 

 

하늘에는하현달이

물속에는 상현달이 떠있고

잔잔한 호수는 거울이 되어 모든 것을 뒤집어 보여 주는데

 

 

물안개는 점점 짙어 진다.

 

 

 

 

 

 

 

 

 

 

 

 

한시간 여의 호반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 오니 꿈속을 해메던 아라리오도 기지개를 켜고

편히 주무셨냐고 표시기들도 아침인사를 한다.

따스한 밥과 김치찌게로 조반을 마치니 짙은 안개는 10m 앞도 안 보이는데

모닝커피 한잔의 여유는 솔향기와 함께 후각과 미각, 그리고 시각까지  만족시켜 준다.

 

 

 

간밤에 같이 춤추며 노래하던 생강나무도 한껏 자태를 뽐내는데

시끌 벅적한 소리에 물가로 나가보니 인터넷 카페 대전둘레산길잇기의 대청호 오백리길 걷기팀, 80명의 대군이 몰려온다.

반가운 여러 얼굴들과 수인사를 나누는데

이번에 대둘의 공동대표를 맡은 샤넹(충남대 박찬인교수, 대전충남생명의숲 공동대표)님이 40명의 학생들을 협박(?)하여 나오셨고

100대 명산 오르기에 정신나간 산마실을 포기한 안정해님이 새 짝꿍 막둥이님과 손깍지를 끼고 걷다가 돌까마귀 눈에 걸렸다. 

대둘팀이 모두 지나간 뒤 베낭을 메고 아침에 걸었던 호반 산책길을 다시 걸어나와 

 

 

 

 

 

 

 

 

 

아라리오의 애마를 타고 오찬을 차릴 곳으로 이동을 한다. 

대전광역시 동구 직동, 냉천길의 윗피골 고개마루에 차를 세우고 짐을 챙겨 좌측 농로를 따라 10여분 들어가

집단묘지의 넓직한 주차장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차리니 길을 잘못 든 대둘팀의 일부가 합류한다. 

 

*노고산성과 성치산성을 이어주는 마루금의 잘록한 곳이 윗피골의 상수리나무가 있는 고개마루이다.

점심을 마치고 되돌아 나와 냉천길을 따라 찬샘정을 지나 냉천마을에 들러 식수도 보충하고 

토종닭도 한마리 살려고 했는데 조류독감으로 닭과 오리를 한마리도 안 남기고 다 없엤다며 가을에나 오란다. 

할수없이 말뫼삼거리까지 나가서 동동주 한병과 야채를 구매하여 사진찍기 좋은곳으로 명명 된 조망터에 올라서 

베낭을 내려 놓고 우선 주변 경관부터 즐긴다.

 

 

 

눈요기를 실컷하고 자리를 잡으니 시간은 오후3시, 막 한잔씩 주고 받는데

시끌벅적하게 대둘 대청호 오백리길 걷기팀이 몰려오니 (사진은 샤넹 대둘 공동대표와 충남대학생들)

오전에 미쳐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다시 찾아온 적막속에서 건너다 본 내탑반도는 물 담기전, 대전시민이 강수욕을 즐기던 내탑유원지이고

뒤편의 마루금은 오른쪽 노고산성에서 함각산을 지나 개머리산과 계족산 능선의 절고개로 이어지는 산줄기다.

저멀리 아스라이 충북 청원군 문의면의 작두산이 보이고

아주 착하디 착한(?) 아라리오는 쓰레기 줍기에 열중이니

산책 나오신 분들이 존닐(좋은일의 충청도식 발음)하신다고 칭찬하신다.

내친김에 다음 비박지도 둘러 볼겸 마산동산성 아래의 사슴골 대청호반에 들러

둘만의 조용한 사색에 잠기다가

 

 

 

 

훈훈한 봄바람을 맞으며 남은 먹거리를 모두 비우니

2014년 3월 23일의 5시를 넘긴 태양은 대청호반을 붉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