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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물 담으며 떠난 고향땅의 木神에게 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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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까마귀 작성일 2015.03.04 10.19 조회수 2736

언   제: 2015.3.4(수)

어디로: 대청호 오백리길 제2구간 일부

걸은길: 동구 직동 아랫피골(찬샘마을)-윗피골-219m봉-202m봉-서낭재-대덕구 부수동 부숫골-황호동-전망좋은곳-되돌아 찬샘마을, 약 8km

누구와: 느낌표 이창남님, 맑을숙 주희숙님과 함께

 

경칩(驚蟄)을 이틀 앞 둔 乙未年 정월 열나흘.

09:30 대전역 동광장발 직동행 60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니 강풍과 함께 몰려온 꽃샘추위가 매우 심하다.

변대섭 대표와 신년인사를 나누고 윗피골을 향해 옛길을 걸어가니

길가의 정자는 인적이 끊겨 덤불이 덮혀 있고

노고산성 할미바위가 올려다 보이는 비탈밭 옆의 소나무는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윗피골 샘은 아직도 펑펑 맑은 물을 뿜어 내지만 빨래터엔 도룡룡 알이 꽈리를 틀었고

고갯마루의 늙은 상수리나무 가지끝에는 연두빛이 살짝 보인다.

대청호반길 이정표를 따라 산자락에 올라서니 멋진 대청호가 눈앞에 펼쳐지니 맑을숙님의 탄성은 코발트빛 하늘 멀리 울려 퍼지고 카메라 셔터는 불이 날 지경이다.

219m봉 정상에 올라서니 매서운 북풍이 귓전을 때리는데 찬바람을 피해 잠시 숨을 돌리며 간단한 요기를 하고 

내리막을 내려서니 물 담기전 북쪽 고래골과 남쪽 새전골을 넘나들던 서낭재의 돌무더기가 반겨 준다.

능선길은 202m 삼각점봉으로 이어지고 대청호 조망은 탁월하다 못해 그 푸르름이 쨍그랑 소리를 내고

물건너 앞쪽 마루금은 "대청호 오백리길" 21개 구간에서 가장 멋진 능선을 자랑하는 17구간 사향길의 佳湖里 마루금이다.

성치산성 안내판이 있는 고개에서 갈전동 땅으로 내려서니 정오의 햇살도 따스하고 찬바람도 산자락이 막아 주더니 

산모퉁이를 돌아서 부수동 부숫골로 내려서니 다시 매서운 찬바람이 대청호를 타고 불어온다.

청남대가 개방될때까지 주둔했던 공수부대 연병장에는 물담기 전 이곳 무숫골에 살던 수몰실향민을 태워 온 많은 차량이 주차해 있고 

당산나무 밑에는 목신제 준비로 분주하다.

4분의 느티나무신(槐木神,양지말,음지말,고용골,부숫골)과 할미산신(老姑山神),탑신,노고산성신까지 모두 7분의 신위 앞에 

강신례를 올리고

초헌관이 잔을 올리고

독축을 하니

신탄진동장이 아헌을

대덕구 홍보문화체육과장이 종헌관이다.

사신례를 마치고 모두들 음복을 하는데 (사)대전문화유산울림의 안여종 대표가 강사님들과 함께 조금 늦게 도착하셨다.

아주 맛있는 김장김치를 곁드린 수육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키고 따끈한 올갱이국으로 점심까지 마치니

황호동으로 넘어가는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벼운데

풍광에 취한 님들의 환호소리는 매서운 대청호 바람마저 기를 꺾게 만든다. 

 

 

 

백번도 넘게 이곳을 다녀 갔지만 물 건너 청남대의 본관과 골프장이 오늘같이 또렷하게 보인날은 없었으니 

처음 와보신 분들이 미치는 것은 당연지사, 가운데 오똑한 구룡산과 현암사도 살펴보고

중구 대사동 당산제 시간에 쫓긴 "대울림"팀은 돌아가고 셋이서 전망좋은곳으로 향하니 

문의에서부터 대청호를 타고 온 차가운 북풍은 매섭게 귓전을 때리는데 멋들어진 경치에 취해 추운줄도 모르고 카메라 셔터만 눌러덴다.

 

 

 

 

 

 

 

 

 

 

 

 

 

물가를 한바퀴 휘돌아 벤치 옆 양지쪽에서 커피 한잔씩 나누고 발걸음을 제촉하여

 

되돌아 나오며 부숫골 괴목신에게 다음을 기약한 뒤

 

 

편안한 비포장길을 바삐 걸어 나오니 

 

14:30발 대전역행 60번 버스를 아슬아슬하게 탈수있었다.